붕괴된 법조 시장 회생을 위한 법조인 양성 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한다
□ 법무부는 23일 오후, 2026년도 제15회 변호사시험 최종 합격자를 1,714명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전년 대비 30명 감소한 수치이며, 합격률 또한 50.95%로 하락하였다. 합격자 수를 일부 조정하려는 기조 자체는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할 수 있으나, 현재 붕괴 위기에 처한 법조 시장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지금의 법조계는 이미 적정 수준을 넘어선 인력 공급으로 인해 과도한 수임 경쟁에 내몰리고 있으며, 이는 일부 ‘불량 로펌’ 문제와 법률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변호사들은 수습 기회 부족과 취업난에 직면하고 있으며, 충분한 교육과 경험을 쌓지 못한 채 시장에 내몰리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과도한 경쟁 환경은 변호사 보수의 급격한 하락과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변호사를 선임하기보다 ‘나홀로 소송’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급 과잉을 넘어, 유효한 법률 수요 자체를 잠식하는 구조적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 여기에 더해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과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은 법률 수요의 중장기적 축소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합격자 수의 소폭 조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법조인 양성 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 특히 최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역시 경제성장률 둔화, 인구 감소, 인접 직역과의 관계 변화, 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법률 수요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존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지금의 논쟁이 단순한 ‘숫자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법조인 양성 구조 전반의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 이에 본 협회는 변호사 제도의 공공성과 법률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촉구한다.
첫째, 로스쿨 정원의 단계적·실질적 감축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공급 구조를 유지한 채 부분적인 합격자 수 조정만으로는 시장의 왜곡을 해소할 수 없다. 정원 자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수요에 부합하는 공급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둘째,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을 4년제로 개편하고, 실질적인 전문성 중심 교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행 3년제 교육은 전문직 양성 체계로서 충분한 깊이를 확보하기 어렵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실무수습 제도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기간의 확대와 커리큘럼 개편을 통해, 단순한 시험 대비 교육이 아닌 ‘실무 역량 중심의 전문직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논의를 포함한 선발 방식의 구조적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
다만 자격시험화는 무제한적인 인력 배출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정원 관리 및 교육 개혁과 결합된 형태로 설계되어야 한다. 자격시험화와 정원 정책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설계되어야 할 제도적 축이다.
□ 법률 시장은 이미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숫자 조정이 아니라, 법조인 양성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이다.
한국법조인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법조인 양성 제도의 확립을 위해 책임 있는 논의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26. 4. 24.
한국법조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