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의 결원보충제 폐지 촉구를 지지하며, 법조인 양성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한다
□ 한국법조인협회(회장 채용현)는 교육부가 지난 10월 26일 입법예고한 법학전문대학원 결원보충제 연장안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제도의 폐지를 촉구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입장에 지지를 표한다.
□ 법학전문대학원 결원보충제는 제도 도입 초기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마련된 극히 예외적인 한시적 조치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법률상 명확한 위임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만으로 무려 여섯 번째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시적 예외를 이처럼 반복적으로 연장하여 사실상 상설화하는 것은 제도 도입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며, 법률이 정한 정원제의 원칙을 행정편의적으로 우회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법치행정의 원칙과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도 심각한 문제이다.
□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취지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고, 대학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법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그러나 결원보충제는 대학이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을 개선하여 학생을 유치할 유인을 약화시키고, 법률상 명시적으로 허용된 편입학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대학의 안정적인 운영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학생의 교육 선택권과 법학교육의 경쟁력을 희생하면서까지 보호되어야 할 가치는 아니다.
□ 더욱이 오늘날 법조계를 둘러싼 환경은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당시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법학전문대학원 출범 이후 변호사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고, 법률서비스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법률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방식은 물론, 법조인에 대한 수요와 고용구조까지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기존에 청년변호사들이 담당해 온 법률조사, 문서 작성, 계약서 검토 등 상당수 업무가 인공지능 기술의 영향을 받으면서 신규 법조인의 진입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법조인 양성 규모와 교육체계 전반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과거의 제도와 양성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 채 대학의 재정적 필요를 이유로 정원 외 신입생 선발을 계속 허용하는 것은 변화된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이다. 법조인 양성제도는 개별 대학의 운영 편의가 아니라 국민의 법률서비스 수요, 법학교육의 질, 법조인력의 적정한 수급이라는 공익적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 한국법조인협회는 그간 결원보충제의 폐지와 편입학 제도의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번 논의 역시 단순히 결원보충제의 존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급변하는 법조환경에 부합하는 적정한 법조인 양성 규모를 검토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 내실화와 실무교육 강화, 학생의 교육 선택권 보장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제도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이에 한국법조인협회는 교육부가 결원보충제 연장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교육부와 법무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단체 및 학생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속히 머리를 맞대고 법조인 양성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을 요청한다. 더 이상 과거의 제도를 관성적으로 연장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변화하는 법조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법조인 양성체계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2026. 11. 4.
한국법조인협회